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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로벌챌린지] "지하철 미세먼지 줄여라"…세계기업들 多 모였다

이덕주,신수현,안병준,최희석,박의명,이종화 기자
입력 : 
2020-01-21 04:01:02
수정 : 
2020-01-22 1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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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등 상금 5억` 대회 개최

지하철 역사 미세먼지 저감 위해
승강장·전동차·터널 분야 나눠
2호선·6호선에서 기술 평가 진행
사진설명
[매경DB]
지하철 6호선의 한 역사에 가면 커다란 업소용 에어컨같이 생긴 장비가 작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장비는 계속 바람을 뿜어내고 현재 미세먼지 농도가 기기에 표시된다. 대형 공기청정기가 승강장 내부 공기를 빨아들여 내부 필터를 통해 한 번 걸러낸 뒤 이를 다시 배출하는 것이다. 뿜어져 나오는 바람이 시원해서인지 몰라도 승강장 공기가 상쾌한 느낌을 준다. 이 공기청정기는 A사의 '미세먼지 솔루션'이다. 기자가 방문한 13일에는 서울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이었다. 지하철 6호선의 다른 역사에는 전 역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장비가 설치되고 있다. 이것도 커다란 공기청정기지만 원리가 다르다. 컴팩트한 미세먼지 세정기술로,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장치 내의 용역 순환 장치로 이동시켜, 미세먼지에 혁신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이다. B사가 설치한 이 장비는 해외 지하철역에서 시험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대형 공기청정기를 포함해 총 10개의 '미세먼지 솔루션'이 이달 말까지 서울시 지하철 곳곳에 설치된다. 이 중에는 터널에 설치되는 것도 있고 승객이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전동차 내에 설치되는 것도 있다.

이제는 온 나라가 미세먼지에 떠들썩한 것에 익숙해졌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은 지하철 역사 내부의 공기 질도 악화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역사를 미세먼지 청정 지대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경쟁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글로벌챌린지의 첫 번째 과제로 지하철 내 미세먼지 저감을 내걸었다. 1등 상금만 5억원에 달한다.

미세먼지 솔루션을 공간별로 나눈 것은 지하철 내 미세먼지 발생 메커니즘을 보면 이해가 된다. 지하철 미세먼지는 대부분 철도가 달리는 터널에서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은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40~50㎍/㎥인데 역사 내부는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전동차가 오가면서 금속성 먼지를 내뿜는 터널 안은 상시 200~300㎍/㎥다. 이 먼지는 필터로 걸러지기는 하지만 달리는 전동차에도 들어오고, 승강장 문이 열릴 때마다 전동차와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은 지하철 내 농도도 급격하게 올라간다. 서울글로벌챌린지는 '서울 지하철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터널 내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거나 △승강장 내에서 공기청정기 등을 이용하거나 △밀폐된 공간인 전동차 내부에서 줄이는 방법이 있다. 어떤 방법이 시민들이 접하는 미세먼지를 가장 줄일 수 있는지는 1월 말까지 이뤄지는 현장평가로 판가름한다.

승강장 분야에 참여한 기업은 총 4곳이다.

글로벌 기업 코닝은 한국 기업과 손을 잡고 참여했다. 허니콤 구조의 세라믹 필터를 사용하고 고효율 송풍 시스템, 원격 컨트롤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올스웰은 공간 내 공기오염의 발생원부터 배출 공기 질까지 관리하는 공기 유동제어 엔지니어링 기술로 환기설비 성능을 극대화하는 아이디어다. 피엠랩은 지난해 2월 설립된 국내 신생 기업으로 기존 미세먼지 집진 기술의 한계(오존 발생 등)를 해결한 유전영동 집진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스타크랩은 대기 중 미세먼지를 장치 내 용액 순환 장치로 이동시켜 미세먼지를 세정하는 원리다.

전동차에서는 2개 기업이 참여했다. 캐나다 기업 위브에어는 전동차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필터, 센서, 예측 분석 및 자동화 솔루션을 설치한다. 한륜시스템은 공기청정기와 출입문 에어커튼을 함께 설치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전동차 안 공기를 정화하는 솔루션으로 현장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두 회사의 장비는 2호선 전동차에 설치된다.

터널 분야에서는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앤엠은 일본 후지전기와 손잡고 참여했다. 전동차량 운행으로 발생하는 금속성 입자 등 미세먼지를 '스마트형 먼지 저감 모듈러 시스템'으로 오염 발생원인 선로 터널에서 제거한 뒤 환기구로 들어오는 오염 공기를 90% 포집하고 재비산을 방지하는 원리다.

삼우시스템은 미국 냉동공조협회 필터 규격(MERV) 13등급의 고효율 금속 필터와 건식 자동 재생 기술이 적용된 공기정화 장치로 터널 내 미세먼지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리트코는 터널 중 지하철 환기구에 양방향 전기집진 장치를 설치한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 환기구가 지하철 터널, 객차, 승강장, 역사 주변 도심지의 공기 질을 동시에 깨끗하게 해 '도심공기청정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클린어스텍은 인체, 환경에 무해한 친환경 미세먼지 억제제를 개발해 열차풍으로 인한 재시반먼지를 감소시키는 혁신기술이다.

[특별취재팀 = 이덕주 기자(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최희석 기자 / 박의명 기자 /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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